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만년필, 파카51. 11년이란 세월동안의 개발기간이 걸렸는데 그만큼 당시에 만년필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파격적인 후디드닙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리지 않았고 잉크 건조를 최소화 시켜 볼펜처럼 편리하게 쓸 수 있었다. 거기에 건조가 빠른 파카의 슈퍼 큉크와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파카51은 1940년대부터 등장해서 오랜기간 만년필 왕좌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런 화려한 역사로 인해 현재 빈티지 만년필 매니아 사이에서도 가장 많이 거래가 되는 모델이다. 그 중에서도 이번엔 마크2 연식에 대해서 정리하려고 한다. 마크2 연식은 가장 내구성이 좋기로 유명하고 완성된 모델이기에 오늘날 실사용기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마크2 연식은 크게 2가지로 분류되는데 A타입과 B타입이 존재한다. 이번에 소개할 마크2는 B타입으로 A타입은 6타임 필러, B타입이 내구성이 좋은 4타임 필러다.
위 사진은 골드필드캡 버전이며 캡 버전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골드캡 버전과 스틸캡 버전이 있는데 스틸캡은 아래에서 이야기하자. 골드필드캡은 12k 금이 사용되며 펜촉엔 14k 금촉이 들어간다. 외관은 심플하면서도 골드캡이 고급스러움을 자아낸다. 보통 파카51은 캡을 뒤에 꽂고 쓰게되는데 금속 재질의 캡이지만 뒤에 꽂아도 캡이 상당히 깊숙히 꽂혀 무게 밸런스가 크게 무너지지 않는다.
캡의 전면에 세로줄 문양이 그어져있으며 캡탑은 쥬얼이 들어간다. 클래식한 쥬얼인데 밑에 사진에서 확인하자. 파카51을 카피한 중국의 영웅 100, 616 만년필은 바디의 그립부 하단부에 잉크창이 존재하지만 파카51은 잉크창이 없다.
에어로매트릭 필러에 4 times 의 내용이 새겨져 있으며 잉크를 충전하는데 4번 누르면 잉크가 가득 찬다. 보통 이런 잉크충전 방식은 금속 바와 고무튜브가 맞물려 고무튜브가 쉽게 찢어지기 마련인데 파카51은 고무튜브의 내구성도 좋고 금속 바가 튜브에 맞물리지 않아 오랜 기간 사용이 가능하다. 그래도 간혹 튜브가 찢어진 경우가 있는데 고무튜브만 따로 구매해서 교체해주면 된다.
펜촉이 닙 파츠 안속으로 파묻힌 형태이고 펜촉의 모양은 동그랗고 기다란 관 형태이다. 이로인해 잉크 건조를 최소화하여 캡을 닫아두지 않아도 바로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대신 디자인면에선 개인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아까 언급했던 캡탑의 쥬얼. 파카51을 접하기 전에 쥬얼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반짝거리는 보석이 달린 줄 알았으나 저렇게 투박한 쥬얼이 달려있다. 간혹 쥬얼이 빠져있는 개체가 발견되니 중고 구입시 주의하자.
펜의 크기는 일반적인 만년필 사이즈와 비슷하다. 무게감은 바디 자체는 가볍지만 금속 캡으로 인해 은근 묵직한 편이다. 색상도 굉장히 다양하게 출시되어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아래부터는 스틸캡 버전을 살펴보자. 캡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동일하다.
다크 버건디와 일반 버건디 색상차이도 상당하다. 이렇게 색상이 다양하게 출시된건 당시 제품의 인기도를 반영하는 모습이다. 빈티지 만년필의 역사상 굉장히 임팩트 있던 모델이라 아무리 취향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접하게 되었다. 해외 펜쇼 어디를 가던 가장 많이 보이는 모델이기도 하고 국내에서도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극찬을 받고있다.
7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2020년인 지금까지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고장이 잘 나지 않는다는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성인이 되어서 구매한 물건 중 지금까지 제대로 작동하는 물건이라곤 오토매틱 시계 하나 뿐이다. 매년 바꾸는 스마트폰 역시 1년이 지나면 맛이 가기 시작한다. 노트북, 컴퓨터 등의 전자제품 역시 5년을 넘기기 힘들다. 전자제품이 아니더라도 지금 집에서 사용하는 물건 중 10년이 넘는 물건을 찾기 힘들 것이다. 그런데 50년, 70년이 넘은 제품은 주변에서 찾기도 불가능한 수준.
이렇게 오늘도 빈티지 제품에 감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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