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 하드러버 바디의 대형기 파카 듀오폴드 빅레드. 1920년대는 파카 듀오폴드 한자루면 충분한 시기다. 초창기엔 주니어 사이즈 없이 시니어 크기인 대형기만 생산되었다. 디자인은 클래식한 플랫 디자인이며 초기형엔 캡에 밴드가 없다. 이후 20년대 중반으로 가면서 14k, 12k 금으로 된 밴드가 들어가게 된다.
파카 듀오폴드에 적용된 patent는 럭키 커브다. 몽블랑에 스트라이프 잉크창과 텔레스코픽 필러가 있고 펠리칸에 피스톤 필러가 있다면 파카는 럭키 커브다. 럭키 커브 특허는 1894년도에 처음 등장했고 듀오폴드 이전에도 사용됐다. 럭키커브 시스템은 모세관 현상으로 인하여 피드의 잉크가 reservoir로 회수되어 잉크 누출을 최소화한 방식이다. 1800년대 후반 만년필의 피드 안정성은 럭키 커브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1905년에 블랙 자이언트가 있었다면 1921년엔 빅레드인 레드 자이언트가 등장하게 된다. 파카의 플래그쉽 모델로 출시되었고 이를 발판으로 영국까지 진출하게 된다. 파카라는 브랜드를 정점으로 이끌어준 모델이기에 그 의미가 상당히 크다. 단종된 이후 51이 바통을 이어 받았지만 지금까지도 파카의 아이덴티티는 듀오폴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빅레드의 하드러버는 펠리칸과 달리 고무느낌이 더 강하다. 미끌림 없이 손에 달라 붙고 셀룰로이드처럼 고광택이 아닌 은은한 자연스러운 광이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펜촉은 146 보다 크고 149 보다 살짝 작은데 대형 펜촉의 나긋함을 느낄 수 있다. 당시 워터맨은 캘리그래피가 가능한 full flexible 연성감이 특징이라면 파카는 단단하면서 즐거운 종이와의 저항감을 선사해준다.
1930년대를 넘어 1920년대 빈티지 펜들도 하나씩 살펴보고 있다. 1920년대 모델이면 거의 100년이 다 된 물건들이다. 100년된 물건이 지금까지 작동하고 써지는 것이야 말로 명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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