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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짜리 볼펜 vs 50만원짜리 볼펜 (feat.파카 조터, 몽블랑 164)

Fountain pen/MONTBLANC

by 슈퍼스토어 2020. 1. 1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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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 164 볼펜을 쓰면 어떤 메리트가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본다. 차라리 몽블랑을 쓸거면 만년필을 쓰라는 만년필 애호가들이 많은데 나도 처음엔 같은 생각이었다. 볼펜이면 리필심만 좋은걸 쓰면 다 똑같은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똑같이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몽블랑 164에 조예가 깊은 지인이 집에 방치만 하지말고 몇일 써보라는 조언을 해줬다. 덕분에 서랍속에 먼지만 쌓여가던 여러자루의 164들을 찾을 수 있었는데 연식도 다양했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현행까지. 일단 연식은 배제하고 펜만 놓고 봐보자. 사이즈는 작은데 은근 묵직하고 적당한 두께감, 외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급스러운 마감. 가격대의 격차는 상당하지만 50만원 정도로 볼펜의 끝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사용성만 놓고 본다면 조터가 우위다. 노크 방식이 훨씬 더 빠르고 간편하게 쓸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해서 부담없이 쓸 수 있다. 또한 파카 리필심도 부드럽게 잘나와서 단순히 필감만 놓고 본다면 50배나 가격차이가 나는걸 납득하기는 어려울 정도다.

그런데도 왜 50만원짜리 명품 볼펜을 쓰는 것일까?

만년필이야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려고 쓴다지만 볼펜은 다른 개념이다. 사용자의 품격을 높여주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본다. 글을 쓰는 행위 자체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쓰는 도구가 뭐가 됐든 상관이 없겠지만 적는 행위에 가치를 두고 품격을 높이려는 사람이라면 비싼 비용을 지불해서 의미 부여를 하지 않을까?

퍼스트 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 이런 책도 있다. 2020년인 오늘날에야 수기메모는 거의 하지 않고 스마트폰이나 패드에 타이핑 쳐넣는데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메모하는 습관은 상당히 중요하고 강조되고 있었다. 과거 아인슈타인 역시 메모광이라고 불릴 정도로 항상 가슴 포켓에는 만년필과 수첩이 들어있었다.

고작 필기구 하나에 유난을 떠냐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필기도구야 뭐가 됐든 제대로된 마음가짐만 있다면 크게 중요하지 않은 부분임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바로는 조터를 쓸 때와 164를 쓸 때와의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이것도 비유하자면 첫 출근 할 때 청바지랑 후드티를 입는 것과 정장세트를 입고 가는 차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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