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 13x 시리즈의 스타트는 136이다.
13x 시리즈는 1930년대 후반 처음 등장하여 14x 시리즈가 생산되기 직전까지 생산된 마이스터스튁 라인업이다. 사이즈는 132, 134, 136, 138, 139로 나뉘는데 138까지 투톤닙이 장착되고 139만 3톤닙이 장착된다. 각 모델별 상세한 특징은 펜과 함께 다뤄보고 이번엔 136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해보자.
136은 초기형의 경우 잉크창이 길고 후기형으로 갈수록 잉크창이 짧아진다. 13x 시리즈의 경우 극초기형이 아니고서 긴 잉크창 모델에는 금촉이 장착된 모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1939년도에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전쟁이 시작되면서 금 사용이 제한되고 팔라듐 펜촉이 단기간 사용되다가 그 마저도 생산이 중지되어 스틸닙이 장착된다. 연식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그냥 후기형 금촉을 구하는걸 추천한다.
136은 149, 146 등급 정도로 구분하면 된다. 둘 사이에 138의 한단계가 더 있다는걸 참고하자. 8 시리즈는 128, 138까지 생산되고 50년대 14x 시리즈엔 생산되지 않는다. 8호 사이즈는 136 보다는 길이가 길고 146 보다는 짧은데 배럴의 두께는 146 보다 두껍다. 또한 생산 기간이 상당히 짧은데 38~42년도까지만 생산된다. 그래서 빈티지 몽블랑 수집가들에게 귀한 모델이다.
50년대 149는 146과 비슷한 특징들을 갖기에 연식별 비교가 용이하지만 139와 136은 상당히 다른 양상을 띄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136의 경우엔 전쟁 중에 펜촉 뿐만 아니라 캡의 밴드 디자인도 변경된다. 13 시리즈는 14 시리즈와 달리 펜의 금장부가 도금이 아니라 14k 금이 사용된다. 따라서 전쟁 중에 밴드가 사라지고 홈이 파져있는 개체들도 있으며 이는 펠리칸 100 시리즈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볼 수 있다.
전쟁 전후의 몽블랑이 중요한 이유는 2차 대전을 겪으면서 함부르크 공장은 피해를 크게 입는다. 재료 역시 부족하여 영국에서 공수해 제작되기도 하는데 이는 펜에 그대로 투영된다. 라이카 카메라의 경우 기술자들 상당수가 러시아로 넘어가기도 했다. 빈티지 제품의 수집에 있어서 단순히 제품만 보는 것 보다 당시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도 폭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전쟁 이후 생산량은 굉장히 줄어들었지만 점차 회복되었고 52년도엔 14x 시리즈를 새롭게 출시해낸다. 확실히 50년대까지의 몽블랑은 필기구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중에서 이번에 소개하는 136은 현행 146 사이즈 보다 길이가 짧지만 두께감은 그대로라 캡을 꽂고 써도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을 정도다. 플랫한 디자인이라 144와 길이가 비슷하다. 대신 캡을 뒤에 꽂는 경우 136이 조금 더 길다. 현행 146은 캡을 빼고 쓰지만 136은 꽂고 사용한다.
캡을 닫은 상태에서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가슴 포켓에도 안착되며 클립의 장력도 단단하다. 노브엔 136이 각인되어 있으며 잉크 주입 방식은 텔레스코픽 방식이다. 13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전용 툴 없이 간단하게 분해가 된다는 점이다. 노브 위쪽을 잡고 돌려주면 펠리칸 100 시리즈 처럼 필러가 분해되는데 간단하게 코르크 씰을 교체해줄 수가 있다. 즉 필름 카메라처럼 필름을 장전해주고 사용하듯이 코르크 씰을 장전하며 사용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다. 코르크 씰을 제작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내 펜에 맞게 깎아가는 과정도 즐기면 된다. 커터칼과 사포 한장이면 누구든 쉽게 만들 수 있다.
교체한 코르크는 바로 장착하지 말고 왁스 작업을 해서 부드럽게 만들어주자. 실리콘 그리스를 바르게 되면 코르크에 흡수되고 씰 앞쪽으로 넘어가 피드를 막을 수 있다. 13 시리즈의 필러도 2단계로 작동되며 2단계 마지막 순간에 노브를 더 돌리면 이탈할 수 있으니 부드럽게 천천히 작동 시켜주자. 초기형은 캡과 그립, 노브가 하드러버 재질이고 후기형은 셀룰로이드 재질이 사용된다. 긴 잉크창 모델의 경우 하드러버가 혼용되고 짧은 잉크창은 전부 셀룰로이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피드는 스키 슬로프, 플랫 피드가 장착되며 에보나이트 재질이다. 스키 슬로프 방식의 플랫 피드는 잉크가 흐르는 라인과 공기가 들어오는 라인 두가지로 나뉘어 보다 원활한 잉크 공급을 가능케 한 시스템인데 이 역시 몽블랑의 특허다. 몽블랑만의 특허가 필러, 피드, 잉크창 등 여러곳에 적용된 모델이다. 1930~40년대의 몽블랑은 대세를 따르지 않았다. 독자적으로 몽블랑스럽고 몽블랑다운 최고의 펜을 제작하기 위해 힘썼다. 그 결과로 빈티지 수집가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13x 시리즈를 만들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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