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등장한 보급형 몽블랑, 34x 시리즈. 그 중 342는 작은 사이즈의 펜이다. 동일한 시리즈로 344 모델은 큰 사이즈이며 이외 특징은 동일하다. 우선은 342에 대해서 정리하고 344로 넘어가보자.
지금의 몽블랑은 저가형 라인업을 모조리 단종 시킨 상태다. 노블레스 단종을 시작해서 최근 스타워커 시리즈도 단종이 되었다. 몽블랑은 왜 저가형 모델을 단종 시키는걸까? 롤렉스와 동일한 마케팅 전략이다. 롤렉스 역시 과거엔 비교적 저렴한 모델들도 존재했다. 하지만 고급화 정책으로 저렴했던 모델들은 사라지고 그나마 오늘날 가장 저렴한게 에어킹, 780만원이다. 이렇게 가격대가 높아짐에 따라 브랜드 진입 장벽도 높아지는데 이로인한 명품 이미지 메이킹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이런 가격 거품 전략이 없던, 필기구로써의 가치를 추구할 때 생산되었던 몽블랑의 저가형 라인업. 상당히 매력적인 만년필이다.
좌측은 후기형, 우측이 초기형이다. 일단 외관을 봤을 때 캡의 몽블랑 인그레이빙 유무가 큰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50년대 이전의 몽블랑에서 캡면에 로고가 각인된 모델을 흔히 접할 수 있다. 노브 끝의 엔드라인 처리도 구분된다.
전반적으로 큰 차이는 없으나 핵심 파츠들에서 차이를 보인다. 하나씩 살펴보자. 펜의 길이, 무게 등 일반적인 특징에선 큰 차이가 없어서 어떤 펜을 사던지 비슷한 필감이 아닐까 싶겠지만 상당히 다르다.
캡을 뒤쪽에 꽂았을 때 역시 길이는 비슷하며 잉크창도 푸른색으로 동일하다. 극초기형의 경우 잉크창이 호박색이다. 피드가 눈에 띄게 차이나며 그립부 디자인도 미세하게 다른 모습이다. 캡의 중결링도 후기형엔 음각 인그레이빙이 들어가는 반면 초기형은 민자 스타일이다.
캡탑부터 면밀하게 확인해보자. 좌측이 후기형, 우측이 초기형이다. 초기형의 경우 로고가 아예 없는게 아니라 음각으로 커다란 별이 그려져있다. 원래는 도료로 채워져 있으나 세월이 지나며 지워진 것이다. 좌측의 후기형은 오늘날 볼 수 있는 형태로 하얀색 파츠가 별 모양으로 박혀있다. 50년대 특유의 변색이 일어나 노르스름한 빛깔을 띈다.
펜촉에선 큰 변화가 없다. 둘 모두 연성감 있으며 미세하게 벤딩처리가 되어있다. 디자인도 동일하고 14k금 함유량 역시 동일하다. 간혹 저가형의 저가형 모델로 스틸닙이 장착된 버전도 있으니 확인하고 사용하자.
342 역시 NOS급일수록 펜촉이 단단한 경향이 크다. 빈티지 펜촉은 대부분이 금속 피로도로 인한 연성감이 크기 때문에 길들여진 펜촉인지 아닌지 구분하고 사용하자.
피드는 옆에서 보면 극명하게 구분이 된다. 149 50년대와 동일한 구조의 피드 구분이다. 50년대 초반의 경우 플랫피드가 장착되고 후기형에선 깊은 고랑형 에보나이트 피드가 장착된다. 플랫피드의 흐름이 더 풍부한 편이다. 개인적으론 플랫피드는 사용시 느껴지는 안정감이 원통형 피드에 비해 부족해서 후기형을 선호한다.
두 연식 모두 하우징, 피드, 펜촉으로 3개 부품이 결합하고 전용 툴로 나사산 결합이 이루어지는 구조를 갖는다. 전용 툴 없이 분해하기 어렵다. 그립부는 후기형은 스트레이트한 형태지만 초기형은 곡선을 그린다. 펜을 짧게 쥐고 쓰는 사람이라면 영향이 크겠지만 개인적으론 펜을 길게 잡고 쓰는 편이라 전혀 상관이 없다. 두 펜 모두 바디 재질은 레진이다.
노브는 좌측이 초기형, 우측이 구형이다. 좌측의 초기형 피스톤 필러는 양쪽 스크류 타입이 아닌 고정형이라 잉크를 다 주입했을 때 일반적인 피스톤 필러처럼 잠기는 느낌이 아니다. 즉 과도한 오일링을 했을 경우 쉽게 노브가 돌아가 잉크를 쏟아낼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후기형에선 해당 문제가 해결되는데 양쪽 스크류 방식으로 잠겨져 고정성을 높였다.
필러 스레드를 분해하는 방법은 위 사진의 노브 바로 윗부분에 보면 돌기들이 보이는데 그곳을 전용 툴로 잡은 후 반시계방향으로 돌려주면 분해가 된다.
비슷한듯 많이 다른 초기형과 후기형의 342. 149도 50년식은 초기형 보다 후기형을 선호하는 만큼 342 역시 후기형을 선호한다. 피드의 안정성도 높아졌고 고가형 피스톤 필러 방식이 채용되었다. 캡탑의 몽블랑 로고도 확인할 수 있어서 마음에 든다.
몽블랑 146과의 크기비교. 펠리칸 400 정도의 스탠다드한 사이즈로 실사용하기에 무난하다. 가격대가 마이스터스튁 라인업에 비해 한참 저렴하지만 빈티지 감성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몽블랑 저가형이라고 하면 노블레스만 많이들 떠올리는데 70년대 이전으로 넘어가면 상당히 다양한 모델들이 존재한다. 지난번 몽블랑 444 모델 리뷰했을 때 생전 처음 보는 저가형 몽블랑이라 구매 문의가 폭주했지만 한자루 남은 개인 소장품이라 분양을 할 수 없었다. 저가형 라인업에 대한 리뷰 역시 꾸준히 해서 과거 몽블랑의 모습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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