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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칸 100 4마리 새끼 펠리칸 로고 조합 없는 오리지날 개체

Fountain pen/Pelikan

by 슈퍼스토어 2024. 3. 2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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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이전의 연식인 pre war 연식의 빈티지 만년필은 조합 없는 온전한 오리지날 부품으로 구성된 개체를 찾아보기 굉장히 힘들다. 개인적으로 판단하는 기점은 1차적으로 7~80년대, 2차적으로 50년대, 마지막으로 2차 대전인 3~40년대이다. 50년대 이후 부터는 대부분의 공산품들이 대량생산에 들어가 규격화 되어 부품도 단순해지고 조립의 용이성이 높아지는데 그만큼 부품 수급도 용이하고 수리가 간단하여 같은 연식의 부품들로 유지관리가 되어 온 경우가 많다. 50년대 역시 마찬가지지만 보급형 모델의 한해서 이야기이고 고급형 모델은 여전히 40년대 스타일이 남아있고 개체수도 많지 않아 오리지날 개체 수가 급감하는 연식이다. 이제 pre war 연식으로 넘어가면 다른 수준으로 변하는데 일단 2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만년필이 수작업으로 생산되었다. 공장이 따로 없이 가내수공업 수준으로 제조하던 브랜드들도 있었고 공장 생산이라 하더라도 수작업 비율이 상당부분 차지했다.

부품은 기계를 이용하여 사람이 깎아내었고 불량이 발견되면 수정작업을 하여 조립되었다. 어떻게 보면 당시엔 부품이 없어도 수리 장인에게 가져다 주면 어떻게든 수리가 가능했고 오늘날 제품들은 부품이 없는 경우엔 수리가 불가능한 시스템으로 상반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시점 50년대 이전의 빈티지 만년필을 수리하는 경우 부품을 직접 하드러버를 갈아내거나 셀룰로이드를 가공하여 직접 부품을 만들어 수리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오히려 플라스틱 부품을 직접 제작하여 교체하기엔 사출, 성형 기구도 현실적으로 어려울 뿐더러 비용이 수리 대비 너무 큰게 한계점이다. 교체용 부품이 없다면 버려지는게 현실적인 상황인 것이다. 1930년대의 펠리칸 100은 4마리 새끼 펠리칸이 그려진 로고가 캡탑에 음각으로 새겨지고 녹색 도료가 채워진다. 그 캡은 하드러버 재질로 제작되었고 캡탑과 클립, 그리고 캡 배럴로 분리가 된다. 총 3개 파츠로 크게 분리되고 캡 하단부 2개의 밴드는 분리는 가능하지만 한번 분해하는 경우 재결합이 불가능하다.

그립부와 노브 역시 하드러버 재질로 제작되고 메인 배럴은 셀룰로이드 재질로 제작되어 잉크창을 투명하게 제작할 수 있었다. 메인 배럴 하부엔 마블 아웃 배럴이 장착되고 이 패턴은 모든 개별 개체들이 각기 다른 디자인을 갖고 있다. 아웃 배럴 내부엔 금속으로 된 이너 배럴이 들어가서 내구성을 높였고 아웃배럴의 내구성은 상당히 약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얇은 종잇장 수준의 두께이니 따로 분해시 주의가 필요하다. 잉크창은 현행 피스톤 필러 제품들처럼 잉크창 부품만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메인 배럴 전체가 잉크창과 하나의 부품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잉크창 누수가 발생하면 배럴 전체를 분해하여 손봐야 한다. 그리고 그립부 하드러버 재질과 결합되며 완전 결합으로 제작되기에 누수 염려는 없다. 피드 역시 하드러버 재질이고 가운데 comb가 패여져 있는 형태를 취한다. 이는 30년대 모델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닙의 디자인도 다른데 폰트가 후기형 대비 레트로한 느낌이 든다. 닙 자체 연성감은 100 모델 전체 통틀어 연성감이 강하다.

연성감이 큰 닙이 장착되었다면 잉크 충전량이 많을수록 실사용시 편리하다. 세필닙이더라도 이 연식의 빈티지 닙들은 슬릿이 엄청 유연하게 벌어져 잉크 소모량이 상당하다. 잉크창은 초기형은 호박색, 후기형은 초록색 잉크창이 특징적인데 잉크 잔량 체크시 가시성은 초록색 쪽이 더 좋은 편이다. 호박색 잉크창은 몽블랑도 마찬가지지만 잉크 착색이 심하다. 해당 연식 이전의 펠리칸은 극초기형으로 펠리칸에서 인하우스 닙 제조 기술이 없어 몽블랑의 닙을 사용했기에 오롯이 펠리칸스러운 펠리칸 100 모델을 경험하고 싶다면 30년대 중반부터 그 이후의 연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몽블랑 닙이 장착된 펠리칸의 필감이 별로라는 뜻은 아니다. 피스톤 필러를 전세계 최초로 적용한 모델이 바로 이 펠리칸 100 만년필이고 그 피스톤 필러는 오늘날 가장 고급스럽고 안정적이고 실용적인 필러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펠리칸 100을 써보기엔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연식이 다른 부품들을 조합하여 만들어진 개체는 사용하지 못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미묘한 이질감이 느껴진다. 물론 그 연식이 크게 벌어지지 않아 호환성이 100%에 가까운 부품들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미세한 가공이 필요하다거나 어거지로 끼워진 부품들은 언젠가 유격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나중의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손에 쥐고 써보면 그 이질감은 빈티지 만년필에 대한 인상을 좋지 않게 남길 수 밖에 없다. 요즘 나오는 전자제품이나 공산품들은 호환이 어느정도 된다면 최신 부품을 교체하여 사용하는게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되겠지만 빈티지 제품들은 순정 제품을 장착하는게 가장 이상적인 부품 선택이다. 만년필도 마찬가지고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필름카메라를 보더라도 펜타프리즘에 스크래치가 난 경우가 많은데 이 펜타프리즘을 다른 모델의 것으로 구해서 교체하면 노출값이 틀어져 버린다. 만년필도 그 닙에 적절한 피드가 있으나 다른 피드로 교체한 경우 흐름이 달라져 이상적인 필감을 내주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자동차 부품은 순정이 아닌 더 비싼 부품으로 교체하면 좋지만 빈티지 제품은 순정 부품이 가장 좋은 부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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