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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칸 100 코랄레드 배럴

Fountain pen/Pelikan

by 슈퍼스토어 2024. 2. 2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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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 헤밍웨이의 색 조합인 블랙 캡과 코랄레드 배럴의 원조는 펠리칸 100에서 볼 수 있다. 펠리칸 100의 레드버전은 다양한데 크게 일반 그린 마블 패턴의 레드 마블 패턴 그리고 코랄 레드, 그리고 코랄 레드에서도 블랙 캡과 레드 캡 버전 두가지가 존재한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코랄 레드 버전은 101 모델로 캡까지 레드인 모델만 있다고 주장하지만 공식적으로 블랙 캡 버전이 판매된 기록이 남아있다. 코랄 패턴은 블루, 그린과 함께 판매되었고 이외 톨레도인 T111, 골드 배럴, 리자드 등 다양한 스페셜 에디션 라인업 중 하나이다. 1934년 펠리칸에서도 인하우스 닙을 제조하면서 다양한 버전들이 출시되었고 수집가들의 구매욕을 불러 일으켰다. 위의 개체는 초기형 100의 특징을 갖고있는데 4마리 새끼 펠리칸 로고, 호박색 잉크창, 코르크 씰, 하드러버 재질 등이다. 배럴의 컬러를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기본 모델과 동일하고 닙의 금 함량, 필감도 큰 차이가 없다.

주로 코랄 계열 라인업은 당시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었고 남성들을 타겟으로 한 제품은 리자드 배럴이었다. 100 모델은 크기도 작고 휴대성이 좋아 남녀소도 누구에게나 인기를 끌었는데 이러한 다양한 버전들의 존재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빈티지 모델 중 그 모델이 베스트셀러였는지 확인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이러한 다른 버전들이 어느정도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동일 모델 기반으로 색놀이를 많이 할수록 그 제품은 그 브랜드의 대표 상품이고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기반이 되는 모델 자체가 성능이 떨어지거나 내구성이 좋지 못하다면 고객들에게 외면 받는 것은 당연지사고 수요가 없으니 한정판 마케팅을 할 수도 없다. 이런 기반이 없는 상태로 덜컥 한정판만 뽑아내는 브랜드들은 100% 망하고 있는 모습도 오늘날 볼 수 있다.

닙은 F닙이 장착되었고 14c 금촉에 벤딩 가공이 작업되어 있다. 다른 포스팅에서 언급을 했지만 몽블랑은 EF 닙에서 벤딩 가공을 볼 수 있고 펠리칸은 EF~F에서 벤딩 가공을 볼 수 있다. 201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펠리칸은 독일 브랜드, 유럽 브랜드 치고 세필 성향이 강했었다. 그런 성향은 과거부터 이어졌는데 빈티지 펠리칸의 닙은 일제 닙 수준으로 세필이다. 그렇기에 F닙 두께라도 몽블랑의 EF닙보다 얇게 그어져 벤딩 가공이 필수였던 것이다. 개체편차는 존재하지만 잉크창 재질도 초기형 호박색 보다 후기형 그린색 잉크창이 체온 전달이 덜한 편이다. 빈티지 펜의 체온 문제에 따른 잉크 배출 문제는 사실상 실사용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손에 쥐고서 사용하지 않은 채로 펜촉을 아래로 수십초 이상 들고 있어야 떨어지기 때문인데 그런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그립에 손을 쥐고서 몇초 이내에 필기에 들어가기에 체온에 따른 잉크 토함은 직접 경험하기는 쉽지 않다.

펜 자체는 더할나위 없이 완벽하지만 단순 배럴의 재질, 컬러 차이로 당시 판매 가격도 차이가 심하고 오늘날 시세도 반영되어 수집가들에겐 지갑킬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한정판은 선호하지 않지만 빈티지 버전은 뭐랄까 투박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현행의 다듬어진 느낌과는 다른 앤틱한 매력이 있다. 사진으로 보면 체감하기 어려운데 실물로 봐야 그 느낌 차이를 알 수 있다. 그나마 접근성이 좋은 브라운 토토이즈 쉘 빈티지 배럴은 현행 브라운 토토이즈 쉘과 비교해보면 보다 자연스러운 패턴과 깊이감 있는 디자인을 느낄 수 있다. 다듬어지고 정갈한 디자인도 매력적이긴 하나 개인적인 취향은 빈티지쪽의 투박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질감 쪽이다. 단순 마블 패턴만 보더라도 빈티지 마블은 손으로 잉크르 풀어 제작하지만 현행은 기계로 작업하여 패턴의 다양성과 차이가 덜한 편이다. 개체마다 다른 마블 디자인이라고는 하지만 다소 균일화된 느낌이랄까.

코랄 레드 패턴은 멀리서 언뜻 보면 헤밍웨이처럼 일반 주황색 배럴로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대리석 질감이 느껴져 독특하고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코랄 패턴 역시 개체마다 모두 다르고 내구성도 괜찮은 편이다. 내구성은 리자드가 가장 낮은데 직접 만져보면 잘 깨질 것 같은 질감이다. 블루, 레드 펠리칸 중 레드의 개체수가 더 적고 적은만큼 시세도 높다. 블루는 비교적 시세가 낮고 개체수도 종종 보였으나 해가 지날수록 구하기가 어려운건 마찬가지다. 펠리칸 100도 출시일이 1929년이니 4년만 더 있으면 100년이다. 소장중인 만년필 중 일부 모델들의 연식이 100년을 채워가고 있는데 100년을 채운 펜들을 보면 감회가 새롭고 경외심이 들 정도다. 요즘 세상에 물건 하나 10년, 아니 5년 쓰기도 힘든데 100년이란 세월을 견디고 버텨 지금도 쓸 수 있는 물건을 만들던 그 시절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참고로 위의 모델은 1930년대 초반의 것으로 90년 된 만년필이다. 그 누가 저 만년필을 90년이 된 것으로 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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