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칸 100은 대부분 연식에서 피스톤 씰에 플라스틱 재질이 아니라 코르크 재질이 들어간다. 그 코르크는 와인 병마개처럼 생겼고 두께가 1cm가 채 되지 않으며 배럴 내에 밀착하여 피스톤 운동으로 잉크를 빨아 들이고 뱉어 낸다. 과거 빈티지 모델들에는 이런 코르크 재질이 많이 사용되었는데 대표적으로 세이프티 모델이 있다. 잉크 누수를 막기 위하여 코르크 마개가 들어가고 텔레스코픽 필러, 피스톤 필러 등에 코르크 재질이 사용된다. 코르크는 와인 병마개처럼 고정된 채로 장기간 보관하면 문제가 없지만 피스톤 필러처럼 피스톤 운동을 하는 경우 마찰 발생으로 수명이 빠르게 줄어든다. 따라서 길게 사용해봐야 수년인데 사용빈도가 적다면 10년 이상, 20년도 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코르크 씰에 왁스 코팅이 이루어졌을 경우에 한해서 수명이 늘어나게 된다. 대부분이 코르크 씰에 왁스 코팅이 아닌 구리스 칠을 하게 되는데 내부에 촉촉히 젖어 들어가 부스러지게 된다. 코르크를 적시는게 아니라 왁스 등으로 코팅 작업을 해주어야 윤활과 내구성 작업이 동시에 들어가게 된다.
먼저 캡을 열어주고 작업해야 하는데 어떤 만년필이든 수리시엔 캡을 제거하고 작업하길 추천한다. 이후 피스톤 노브 분해인데 여기가 가장 중요하다. 대부분의 나사산 결합 방식은 반시계 방향인데 100, 100N 분해시 피스톤 필러 스레드 부분을 반시계 방향으로 풀려다가 파손이 일어나게 된다. 모든 부품 중 스레드를 제외한 나머지 부품은 반시계 방향으로 풀리고 스레드는 시계 방향으로 풀리게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위 사진처럼 스레드 부분을 손으로 잡은 후 시계 방향으로 돌려주면 간단히 분해가 된다. 간혹 분해가 되지 않는 경우는 뒤쪽으로 잉크가 넘어가 굳어있는 경우인데 그때는 힘으로 열다간 무조건 파손으로 이어지기에 노브쪽에서 따듯한 물을 주입하여 잉크를 녹여내거나 초음파 세척기를 이용하여 어느정도 굳은 잉크를 풀어주고 분해해야 한다. 그래도 안열리기도 하는데 그때는 열처리를 하여 최종적으로 분해한다.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위 사진처럼 스레드가 열리기 시작한다. 스레드 부분에는 누수를 막기 위해 여러가지 실링 처리가 된 개체들이 있는데 이는 수집가들 취향에 따라 방수 실리콘이 도포되기도 하고 셸락을 바르는 경우도 있는데 피스톤 씰 자체를 잘 가공한다면 굳이 스레드까지 방수처리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방수처리를 해두지 않아야 잉크 누수가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확인이 가능해 빠른 조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어떤 만년필이든 피스톤 필러 타입이라면 스레드 쪽에는 방수 작업을 해두지 않길 바란다. 대신 피스톤 씰 자체의 관리를 신경 쓰면 될 일이다. 워낙 오래된 펜들은 셸락을 도포하면 경도가 받쳐주질 못해 분해과정에서 파손으로 이어지니 주의가 필요하다.
분해된 피스톤 필러 파츠인데 코르크 씰이 잉크가 적셔져 물이 든 것을 볼 수 있다. 코르크 씰을 오래 사용하는 방법은 사용하지 않을 때 마른채로 두는게 아니라 사용하지 않을 경우엔 물이라도 넣어 두어 수분기를 유지하는게 좋다. 사용하다가 갑자기 마른 상태로 두게되면 바스라지기 시작하는데 코르크 부스러기가 피드쪽에 쌓여 잉크 흐름이 막히는 경우도 발생한다. 왁스 코팅이 잘 되었다면 굳이 촉촉하게 유지 할 필요는 없으나 위 사진처럼 마찰에 의해 왁스도 점차적으로 벗겨지게 되는데 그 때엔 촉촉하게 유지해주어야 오래 사용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어떤 작업을 했든 간에 씰 재질 자체가 코르크 재질이라면 잉크를 상시 채워주고 사용하지 않을 경우엔 물을 채워두길 바란다.
피스톤 필러 파츠는 크게 위 사진처럼 3개 파트로 구성되는데 맨 앞쪽은 피스톤 씰 헤드쪽 나사, 씰, 바 3개로 또 나뉘고 맨 뒤쪽 로드와 노브 2개로 추가 분할이 가능하다. 씰 자체만 가공한다면 위 사진 외에 추가적인 분해는 불필요하다. 빈티지 만년필 유지관리시 불필요한 분해가 가장 피해야 할 부분이다. 불필요한 분해는 내구성과 결합력을 떨어트릴 뿐이다. 고장나지 않은 부분이라면 굳이 분해하지 않는게 오래 사용하는 길이다. 사진상에서 피스톤 바와 로드쪽에 광택이 흐르는데 이는 윤활처리를 해준 것이며 오래된 펜이라 표면 마모가 있어 윤활작업을 해주는게 부드러운 사용이 가능하다. 게다가 코르크 씰 자체가 플라스틱 씰에 비해 마찰력이 높기 때문에 로드나 바 쪽에 윤활작업을 해주어야 조금 더 원활한 잉크주입이 가능해진다.
피스톤 씰 분해는 씰 위쪽 헤드 부분의 헤드커버를 분해해줘야 하는데 나사산 결합 방식이 아닌 잡아 뽑는 슬리브 타입이다. 이 역시 자주 분해결합을 한다면 결합력을 아주 빠르게 떨어지는 타입이라 최대한 분해를 지양해야 한다. 한번 분해시 결합력이 처음에 비해 확실하게 떨어지는데 이때엔 헤드커버쪽 결합 부분을 보강하여 결속력을 높여주어야 한다. 손쉽게 보강하는 방법은 순간접착제를 이용하여 표면에 도포하는 방식이다. 아주 엷게 순간접착제를 결합부위에 도포하는데 너무 두껍게 발리면 결합시 파손으로 이루어지니 아주 얇게 얇게 하면서 점차적으로 두껍게 높여나가면서 결합력을 체크해주어야 한다. 그외 크게 주의할 점은 없고 코르크 자체는 꺼내어 동일하게 만들어주면 된다.
여기서 코르크 만드는 노하우가 필요한데 일단 처음에는 내부 홀만 딱 맞게 뚫어주면 된다. 홀을 뚫는 방법은 드릴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고 그냥 간단하게 작업하려면 송곳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코르크를 적셔 가공하면 분진 날리는 것을 줄일 수 있고 이후 물이 닿았을 때 수축 사이즈도 미리 확인이 가능하다. 내부 홀을 규격에 맞게, 피스톤 헤드쪽에 들어가게 작업했다면 나머지 작업은 사포로 만년필 배럴에 잘 들어가게 다듬어주면 된다. 처음엔 칼로 깎아내며 규격을 빠르게 맞춰주고 이후엔 사포를 이용하여 다듬어주듯이 미세하게 작업해주면 된다. 어차피 물이 닿으면 어느정도 팽창이 일어나기에 너무 딱 맞게 작업 할 필요는 없고 대충 끼워진다 싶으면 말려준다. 과거엔 코르크 씰 제작시 물이 절대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정론이었으나 오히려 수분기를 유지하여 장착했을 때의 유지력, 밀폐력이 높아서 작업방식이 바뀌었다.
이후 코르크가 잘 끼워졌다면 왁스 코팅을 해주면 끝난다. 코르크 재질 특성상 부드럽고 가공이 쉽기에 집에서도 손쉽게 작업이 가능하고 왁스는 집에 있는 초를 이용하여 작업해도 된다. 초칠을 해주는 것인데 이 때 초를 녹여서 촛농으로 코팅하는게 아니라 그냥 불 붙이지 않은 초를 그대로 코르크에 크레파스처럼 발라주면 된다. 초를 녹여 촛농으로 작업하면 지나치게 두껍게 도포되기에 그냥 초를 발라주기만 해주면 된다. 왁스를 이용하면 표면 얇게 코팅이 되는데 초로 열심히 발라주어도 충분하다.
피스톤 결합이 중요한데 노브(로드)를 스레드에 넣자마자 바로 피스톤 바를 결합하면 위위 사진처럼 노브가 끝까지 결합되지 않는다. 바로 위 사진처럼 노브를 결합 후 한바퀴 돌려주고 로드를 결합해야 제대로 잠기고 잉크 주입량도 늘어난다. 로드와 피스톤 바 쪽에는 실리콘 구리스 등을 이용하여 윤활작업 해주는 것을 추천하고 이외 다른 작업은 할 필요 없다.
나머지는 분해 역순으로 결합해주면 마무리가 된다. 코르크 가공이 처음엔 까다롭지만 하다보면 노하우가 생겨서 대충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온다. 또한 전동 드릴을 이용하거나 그라인더를 이용하면 빠르게 작업이 가능하고 맨손으로 해도 한두시간이면 만들 수 있으니 직접 해보길 바란다. 그렇게 어려운 작업이 아니고 빈티지 만년필을 사용한다면 직접 본인 손으로 이정도 작업은 해보길 바라며 이 또한 빈티지 제품을 사용하는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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