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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째 펠리칸 m800 퍼스트이어 14c닙, 여전히 연성 필감

Fountain pen/Pelikan

by 슈퍼스토어 2024. 1. 3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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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 F, M, B 이제 모든 닙 사이즈의 14c닙은 경험했고 각 닙마다 최소 5자루 이상의 개체들을 경험했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데 현행대비 분명한 연성감이 느껴지며 그 연성감으로 인해 획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문외한이 두 눈을 감고 비교해도 구분이 가능한 수준이다. 이정도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면 굳이 빈티지 만년필을 찾아 쓸 필요가 없는 촉각이니 현행을 즐기면 될 일이다. 유독 국내 커뮤니티 일부에서 현행과 14c, pf닙의 연성도 차이가 없다는 의견들이 많은데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모든 커뮤니티, 그리고 펠리칸 매니아층이 두터운 일본까지도 연성감을 확실히 구분 지으며 그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현행 대비 pf, 그리고 pf 대비 14c의 연성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데 완전한 플렉시블 닙이 아닌 약연성의 수준으로 어느정도 필압을 주면 낭창거림이 손 끝에 전달된다. 획 변화는 위로 2단계까지 두텁게 그을 수 있으며 EF 기준 M까지 가능한 범위다. 강한 필압이 아닌 적당한 필압으로 유연하게 벌어지는 슬릿의 범위이지 무리하게 강한 필압으로 벌어지는 수준이 아니다.

현행과 직접 두자루를 두고 비교하면 더욱 명확한데 현행은 마치 쇼바 없는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의 필감이지만 빈티지는 스프링 서스펜션이 들어가 탄성감을 즐길 수 있는 느낌이다. 당시의 펠리칸은 슬릿이 굉장히 닫혀있는데 NOS 상태에서의 개체들은 슬릿을 열어주는 작업, 즉, 길들이기 작업이 필요하다. 필압 없이 쓰면 잉크 흐름이 절제되어 일제 EF 수준으로 그어지지만 필압을 주면 슬릿이 자연스럽게 벌어지며 풍부한 흐름을 보여준다. 사용함에 따라 슬릿은 벌어지고 점차 흐름이 트이게 된다. 현행 마감은 애초부터 슬릿을 열어 제작해 길들이는 작업이 필요 없이 잉크가 흘러나온다. 14c, pf 모든 개체들의 NOS급 특징들이었고 확실히 최초 잉크 흐름은 절제된 느낌이 강하다. 모든 빈티지 만년필들이 그러하고 이로인해 필압으로 단순한 획 두께만이 아닌 잉크 흐름까지 조절이 가능하게 된다. 슬릿이 애초부터 열려있으면 최소 잉크 흐름량 조절은 불가능하다.

펠리칸 m800 빈티지는 현행이나 빈티지나 티핑 마감에 화려한 기교 없이 심플하여 종이와 맞닿는 감촉은 다소 심심한 편이다. 따라서 빈티지 연성감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일부는 오래된 연식으로 사용감에 따른 금속 피로도의 연성감이라고도 하지만 NOS 개체들을 확인해도 연성감은 그대로 느껴진다. 연성감을 표현하자면 현행의 타인 부분은 굉장히 뻣뻣한데 이러한 뻣뻣함으로 손의 피로도를 덜어 오랜 시간 필기가 가능하다. 반대로 14c 닙은 타인 부근이 스프링처럼 미세하게 눌리는데 pre war 연식처럼 완전히 낭창거리는게 아니라 살짝씩 눌리는 듯한 느낌이다. 비교하자면 몽블랑 149 70년대는 타인부터 하트홀까지 펜촉의 앞부분 전반적으로 벌어지는 느낌을 주지만 m800은 타인 부근만 그러하다. 이는 닙 자체의 쉐잎에서 오는 차이점일 터. 필각을 낮추고 사용하면 더욱 드라마틱한 획 변화를 줄 수 있다. 같은 EF닙이라도 티핑 용접 자체가 펠리칸은 굉장히 미세하게 붙어서 동일 국가 브랜드인 몽블랑 대비 더욱 가는 세필을 보여준다.

캡탑의 로고는 펠리칸의 위 아래 부리가 모두 몸에 닿아야 하고 캡 립의 금속 밴드에는 W-GERMANY 서독제 각인이 들어가야 한다. 펜촉은 14c 금촉이어야 하며 피스톤 노브엔 캡탑에 들어가는 금속 코인이 부착되어야 한다. 위 아래로 코인이 부착되므로 더블코인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더블코인 특징은 90년대까지 이어지기에 단순히 더블코인이라고 한들 퍼스트이어 연식은 아니며 14c 닙은 87~88년도까지만 장착된다. 14c 금 함량이 역대 가장 낮지만 연성감은 가장 크고 다음으로는 20c 닙의 연성감이 크다. 개인적으로 m800을 쓴다면 14c 닙을 추천하며 현행을 구입한다면 펠리칸이 아닌 몽블랑을 추천한다. 현행 닙 기준 F닙은 빈티지 기준 B닙과 획이 비슷한 수준이다. 그만큼 티핑의 마감 차이가 존재하며 필감 차이는 당연히 크게 나타난다. 간혹 14c 닙만 따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는데 전 연식 닙파츠는 호환이 가능해 현행 본체라도 빈티지 닙을 장착하여 필감을 흉내낼 수 있다. 닙 파츠 교환은 별다른 툴 필요 없이 맨손으로도 쉽게 가능하다. 다만 맨손으로 닙을 돌려 여는 것 보다는 안경닦이 천을 이용하여 부드럽게 움켜쥐고 돌려주면 된다.

추가적으로 언급할 내용이 있는데, 지금까지 사용한 87년식 m800은 모두 그립부 금장 링의 도금이 까진 케이스가 한자루 빼고 없었다. 도금이 까진 개체도 극히 일부만 탈락해 있었는데 계속해서 사용한다면 도금 까짐이 번질 것으로 보여졌다. 87년식 자체가 개체수도 적고 희소성 때문에 소장용으로만 두고 사용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 뿐 그립부 도금의 내구성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특히나 피스톤 필러 방식으로 계속해서 그립부가 잉크나 물에 담겨져야 하는데 이러한 도금 이슈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후 연식을 거듭하면서 문제점을 인지했는지 그립부 도금이 더욱 두터워지고 견고해져 현행에서는 도금 탈락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배럴 누수, 필러 누수가 빈번해지고 있다. 빈티지 개체들은 누수 자체는 오히려 적은데 아이러니한 상황. m800이라는 상징적인 모델의 역사가 짧아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많은데 차라리 시선을 돌려 400 모델로 방향을 돌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펠리칸의 대표 사이즈는 400 사이즈인데 한 때 400 빈티지 모델은 단종되었지만 일본 업체측의 요구로 재생산까지 한 적이 있다.

펠리칸의 시초 모델인 100 역시 400 사이즈와 동일하고 400은 구하기도 쉬우며 연성감은 800 보다도 크다. 다만 대형닙이 주는 거대한 필감을 느끼긴 어려운 점이 한계점이지만 그 외 나머지 요소들은 800 보다 우위에 있다. 빈티지 펠리칸은 사각임이 강한 필감이 특징적인데 800에서는 EF닙을 쓰더라도 야생스러운 사각임은 느끼기 힘들다. 오히려 사각이지 않고 부드러워 일부 매니아층에게만 관심 받는게 아니라 전반적인 관심이 있는게 아닐까 생각든다. 독일 현지에서도 몽블랑 보다도 펠리칸의 관심이 더 큰데 펜쇼를 가더라도 몽블랑 보다 펠리칸 개체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800 모델도 잘 찾아보기 힘들고 오히려 일본 펜쇼에서 800 수가 더 많을 정도다. 현행 기준으로 경쟁모델인 146과 800을 고르라면 146이지만 빈티지 80년대 기준이라면 무조건 800이다. 80년대 연식 빈티지 모델 중에서 단 한자루를 꼽으라면 87년식 m800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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