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 중 가장 많이 고장나는 파츠는 바로 닙파츠다. 어떠한 경우들이 있냐면 먼저 가장 많은 경우가 닙을 떨어트리거나 강한 필압으로 인해 펜촉 변형이 온 경우다. 이를 수리하기 위해서는 닙이 결합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절대 작업해서는 안된다. 이유는 간단한데 피드와 닙이 결합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조정해도 조정이 불가능하며 강제로 조정하는 경우 피드의 변형이 올 수 있으며 닙을 조정하는 과정중에 피드와의 유격이 더 벌어질 수 있다. 또한 닙이 피드와 강하게 결합되어 들어가는 구조이므로 완전 분해 후 닙만 따로 조정한 뒤에 피드와의 결합하면서 추가적인 조정까지 필요하다. 닙을 100% 조정했다 한들 피드와 결합하면서 또 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 대부분이 틀어지게 된다. 피드가 헐렁하게 결합이 된다면 조정된 닙에 힘이 가해지지 않겠지만 굉장히 타이트하게 서로 밀착하면서 결합되므로 분해 상태가 아닌 결합상태에서의 닙을 보고 세팅해야 한다. A 쉐잎 변형이 주로 초보자들이 닙 분해결합 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합 상태에서 조정까지 봐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닙을 분해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펠리칸처럼 따로 전용 툴이 없이 손으로 분해하는 방법도 있고 파커처럼 헝겊을 펜촉에 쥐고 강하게 잡아 뽑기만 해도 되는 경우도 있다. 몽블랑처럼 전용 툴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전용 툴을 쓰게되면 난이도가 높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맨손으로 분해하는 방식보다 전용 툴로 분해하는게 가장 안전하다. 맨손으로 분해하는 경우엔 피드 comb가 눌릴 수도 있고 부러질 수도 있다. 특히나 펠리칸 빈티지 경우 에보나이트 재질인데 comb 까지 있어 맨손으로 돌려 열다가 부러트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차라리 전용툴로 파손 우려 없이 안전하게 분해하는게 속 편하다. 몽블랑 툴들은 다양한데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먼저 핀셋처럼 생긴 타입과 고정형 타입이다. 핀셋 타입은 툴 하나로 9호 6호 모두 분해가 가능하다. 이는 핀셋 방식으로 지름 조절을 직접 하여 규격에 맞게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인데 이 툴은 몇번 쓰다보면 굉장히 물러지게 된다. 물러지면 닙파츠가 타이트하게 결합된 개체의 경우 분해하다가 빠지게 된다. 빠지면서 스크래치를 유발하게 되는데 빈티지 개체들 중 닙 파츠 홈 주위에 스크래치가 많이 나있는 것들이 이러한 케이스다.
고정형은 6호, 9호 두가지를 구비해두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말 그대로 고정형이라 가장 안정적이다. 작업자 손이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핀셋방식처럼 스크래치가 날 염려도 없고 힘이 100% 가해지기에 작업이 수월하다. 빈티지 모델들은 홈이 180도 방향에 위치하지만 현행은 150도 방향에 위치해 또 다른 툴이 필요하다. 즉 현행과 빈티지는 툴 호환이 되지 않는다. 147은 현행에 속하기에 현행 툴을 사용해야 한다. 홈에 툴을 고정시키고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수월하게 열린다. 초반 3~40도 정도만 살짝 열어주고 난 뒤 나머지 나사산은 손으로 열어 분해하는게 안전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툴을 사용해서 열 필요는 없다. 분해해서 피드와 배럴 내부의 구조를 확인하면 147은 146과 달리 카트리지 방식으로 카트리지에서 잉크가 빠르게 공급되어야 하므로 피드 구조가 다르게 생겼다. 또한 피스톤 필러 방식이 아니므로 배럴 내부에 잉크를 직접 저장하지 않으므로 닙 파츠에 따로 방수 실링 작업이 들어가지 않는다. 결합 방법은 분해과정의 역순으로 작업하며 처음 결합시엔 손으로 돌려 잠궈주고 이후 타이트하게 조이는 과정에서만 툴을 사용해 조여준다.
딱 이정도 까지 초보자가 작업하기 이상적인 수준이며 그 이후 닙 파츠에서 피드와 닙을 분해하는 작업은 추가적인 전용 툴이 필요하며 숙련되어야 하므로 초보자들은 손대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분해는 할 수 있더라도 결합 과정에서 comb가 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결합과정에서 결합용 전용 툴을 사용하는 수리작업자들도 드물다. 결합하다가 comb가 눌리면 철자로 펴주기도 할 정도인데 comb가 있는 현행 피드는 정말 주의가 필요하다. 오히려 빈티지 에보나이트 피드들이 결합 난이도는 쉬운 편이다. 펠리칸처럼 comb가 있는 에보나이트 재질 피드가 아닌 몽블랑 피드들은 내구성이 정말 강력하다. 초구형 플랫 에보나이트 피드들의 내구성도 튼튼해 분해결합에 용이하다. 결합 과정에서 결합이 타이트하여 안되는 경우엔 일단 최초 작업은 세척이다. 닙 하우징 안쪽 벽면에 잉크가 굳어서 마찰력 때문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1순위고 후순위는 하우징 변형이 온 경우다. 하우징 자체에 변형이 와서 결합되지 않을 경우엔 열처리 하여 팽창 시킨 후 결합해준다. 열처리 작업시엔 변형이 오지 않을 정도로만 온도를 조절해 가열해주는게 중요하다.
만년필에 있어서 피드는 자동차의 엔진과도 같은 존재다. 굉장히 주의가 필요한 작업이기에 최대한 분해를 피하면서 작업하는게 좋다. 한번이라도 닙을 하우징에서 분해하게 된다면 그만큼 유격이 발생하여 분해결합이 아주 잦은 개체들은 굉장히 헐거워져서 이 또한 작업이 필요하게 된다. 닙 섹션까지의 분해는 크게 상관없으며 그 이후의 작업은 자제가 필요하다. 물론 필요하다면 작업을 해주는게 맞고 하더라도 하우징 내부의 분해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을 권장한다. 추후 강좌에서 다루긴 하겠지만 버리는 만년필이나 저렴한 모델로 연습 후 고가의 모델을 작업하길 추천한다. 전용 툴의 경우에도 분해 툴은 존재하지만 결합 툴은 전문가들도 잘 안쓰기 때문에 직접 제작하는게 유일하다. 본인도 캐드로 제작하여 업체에 맡겨 직접 제작하였으며 이를 이용한 뒤 부터의 작업은 굉장히 수월하고 피드에 무리를 주지 않았다. 몽블랑의 닙파츠 분해 툴은 1950년대 후반부터 적용되며 그 이전 연식들은 잡아 뽑는 방식으로 분해가 가능하다. 이외 몽블랑이 아니더라도 닙 파츠 안쪽에 홈이 위치해 있다면 툴을 이용하여 분해하는 방식이므로 맨손으로 뽑지 말고 툴을 이용하여 작업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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