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몽블랑 149 수리기입니다.
수리의뢰 사항은 잉크흐름 문제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현행 만년필의 경우 슬릿 가공 방식이 빈티지와 달라 별다른 길들임 과정 없이 초기 상태에서부터 흐름이 풍부한 특징을 갖습니다. 해당 개체는 펜촉 마감이 불량했는데 슬릿이 지나치게 닫혀있어 필압을 어느정도 강하게 주어야 잉크흐름이 확보되더군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쉽게 이해가 갈겁니다. 필압을 완전히 빼면 거의 써지지 않을 정도이며 당겨주는 획에서 필압을 줄 때만 잉크가 제대로 흘러 나옵니다.
아예 새것이라면 어느정도 길들여주는 과정을 통해 절제된 흐름이 해소가 되겠지만 해당 개체는 2년간 사용된 개체였는데도 불구하고 흐름이 저런 상태였습니다. 닙 조정이 필요합니다.
현행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라인의 경우 닙 섹션이 위 사진처럼 분해가 이루어집니다. collar는 배럴과 붙어있고 닙 하우징, 피드, 펜촉으로 분할되지요. 이전 연식의 경우 잉크 누수를 막기 위한 씰링 처리방식으로 collar 파츠, 즉 하우징과 그립 섹션에 방수 실리콘이 도포되는데 현행은 그립 섹션이 collar로 고정됩니다. 그렇다고 일체형은 아니기에 잉크 누수가 collar 틈 사이에서 발생하죠. 이러한 누수를 막기 위해 닙 하우징 하단에 고무링이 들어갑니다. 해당 고무링의 밀폐력은 초기엔 괜찮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축되고 심한 경우 삭아서 부스러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바뀐지 몇년 안되었는데도 누수 발생하여 수리가 들어오는 개체가 많은걸 보면 확실히 내구성에 문제가 있어보이네요.
해당 개체도 일부 고무링이 수축하여 고무링 앞쪽에도 잉크가 맺혀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육안으로 봐도 수축된게 보이기에 보강 작업을 통해 잉크 누수 방지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고무링 재건은 열처리하여 재성형을 해주면 되는데 이런 방식으로 작업해도 유지기간이 길지 못해 방수 씰링 처리를 해당 고무링 위치에 해주어 보강해주는 방식으로 수리 진행했습니다.
다음 수리 작업은 본래의 수리의뢰였던 잉크 흐름 조정입니다. 모든 만년필 펜촉 조정은 피드에서 완벽히 분해하고 이루어져야 합니다. 결합 당시에는 보이지 않던 펜촉의 변형이나 단차 등이 확인되기 때문이죠. 해당 개체 역시 분해하니 지나치게 슬릿간의 간격이 밀착되어 있었고 이는 아래 사진으로 보여집니다.
단차 작업을 먼저 해준 뒤에 슬릿 간격을 조정합니다. 일반적으로 잉크 흐름 조정을 위해 수리하는 방법으로 아주 얇은 금속 판을 하트홀에 집어넣고 펜촉 끝까지 잡아 빼는데 펜촉을 망치는 작업 방식입니다. 슬릿 간격은 하트홀에서부터 티핑으로 갈수록 점차 좁아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간격이 티핑까지 이어지면 필기시 펜촉 틈 사이에 종이 찌꺼기가 끼며 점차 걸리적 거리는 필감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위 사진들처럼 하트홀에서 티핑 끝 지점으로 갈수록 점차 좁아지는 A Shape을 그려야 합니다. 티핑까지 슬릿이 절대 열리면 안됩니다. 잘못된 방식으로 수리하는 업체나 현지 복원가, 유튜브 채널들이 있는데 부디 따라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현행의 경우 피드에 스토퍼가 위치하여 닙과 피드의 별다른 위치조정 없이 바로 결합하면 됩니다. 이렇게 흐름 조정으로 본래의 필감을 되찾은 몽블랑 149 만년필이 되었네요.
마지막으로 현행 마이스터스튁과 빈티지 모델 닙 섹션 비교입니다.
몽블랑 149 현행 피스톤 오일링 수리후기 (0) | 2020.10.23 |
---|---|
몽블랑 146 현행 collar 누수 방지 작업 (0) | 2020.10.23 |
몽블랑 149 현행 피스톤 오일링 수리후기 (0) | 2020.10.09 |
몽블랑 146 현행 만년필 잉크누수 수리 (0) | 2020.09.21 |
몽블랑 어린왕자 146 닙 폴리싱 및 조정 작업 (0) | 2020.09.07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