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과 볼펜 두가지 장점을 섞은 철필형 만년필. 이번엔 stylograph 모델을 리뷰해본다.
겉보기엔 일반 수성펜, 하이테크 펜과 비슷해보이지만 잉크를 직접, 셀프 필링하여 사용하는 만년형 필기구다. 역사는 18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며 1900년대 중반에 볼펜의 등장과 함께 많이 사용된 모델이다.
이번에 리뷰하는 모델은 로트링, 독일제 스타일로그래프이며 1960년대 빈티지 모델이다.
캡을 닫은 상태에서의 외관은 일반 만년필과 다를바가 없다. 블랙과 금장이 조화를 이루며 캡의 밴드가 없고 배럴, 캡탑에는 촉의 두께가 프린트 되어있다.
캡을 열면 펜촉이 만년필과 확연히 구분된다. 촉의 끝, 테두리 부분은 둥그스름하게 가공되어 종이에 닿았을 때 거칠지 않고 부드럽게 그어진다. 가운데 리드 심은 얇게 들어가 있는데 아래 루페 사진에서 다시 확인해보자.
닙 파츠는 함께 구성된 전용 툴로 분해가 되며 잉크 주입시 잉크가 주입되는 구멍과 배출되는 구멍이 구분되어 빈티지 만년필들처럼 잉크를 토해내는 현상이 거의 없다. 잉크를 잡아주는 힘이 강해 휴대하기도 좋다.
잉크를 주입하는 방식은 피스톤 필러 방식이며 노브 캡을 열어서 주입하는, 저가형에 쓰이는 방식이 채용되었다. 노브는 고정형이 아니어서 피스톤을 밀면 노브도 밀려나간다. 잉크 주입량은 상당히 많으며 펠리칸 100 시리즈와 비슷한 양이 주입된다.
위 사진에서 펜촉의 가운데 리드 심을 볼 수 있다. 빈티지 스타일로그래프 모델은 해당 리드심이 노브부터 시작되어 스프링으로 밀리는 형태이지만 60년대 로트링 모델은 선단부에서 해결이 된다.
가운데 리드 심이 보기엔 날카롭지만 쉽게 눌리고 유동적이어서 필기시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부드럽게 가공된 촉 엔드 부분은 쓰면 쓸수록 부드럽게 길들여지는게 오늘날 펜텔의 오렌즈 네로 샤프와 비슷하다.
잉크의 흐름은 풍부하면서도 일정하고 강한 필압에도 견디고 약한 필압에도 부드럽게 그어지기에 다양한 상황에서 실용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확실히 만년필과 볼펜의 장점만을 살린 필기구다.
피스톤 필러를 분해하면 일반적인 만년필의 시스템과 동일한 구조를 볼 수 있다. 특히나 펠리칸의 100 시리즈와 동일한 방식으로 분해 결합이 이루어지는게 특징적이다.
빈티지 철필형 만년필은 촉 끝의 엔드 부분이 부드럽게 가공되지 않은 모델들도 있어 처음 필기시엔 거칠기도 하다. 몽블랑에서도 이런 형태의 만년필을 생산하였고 심지어 펜촉이 글라스펜의 촉인 모델도 존재한다.
오늘날에도 로트링의 볼펜 중 일부 모델에서 위와 같은 구조로 제작되는 펜들도 존재한다. 주로 제도용으로 사용되는데 일반 필기시에도 유용하다. 볼펜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필압 없이도 사용이 가능한게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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