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퍼에서 처음 등장한 터치다운 필러. 잉크주입 효율이 상당히 떨어지지만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우선 구조는 심플하다. 그립부에 연결된 고무색이 존재하고 배럴 내부엔 공기를 압축하는 프레스 플런저가 존재한다. 플런저 방식과는 다르며 작동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먼저 잠겨있는 하단 노브를 열어주고 잡아 당기면 플런저가 당겨 올라가진다. 그런 다음 닙섹션을 잉크에 담그고 플런저를 주욱 밀어넣으면 배럴 내부의 공기가 압축되어 그립섹션에 연결된 러버색이 수축하게 된다. 그런 다음 천천히 수축됐던 러버색이 팽창하며 잉크를 빨이들이는데 배럴은 완벽히 밀폐가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러버색 팽창이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러버색이 완벽하게 수축되지 않으며 잉크주입 효율도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빈티지 쉐퍼의 필감은 대체적으로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게 특징적이다. 물론 플랫탑 시절의 펜들은 연성감을 선사해준다. 이런 터치다운 형태의 잉크주입 방식은 쉐퍼에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방식은 스노클 방식이다. 피드 부분에서 모기처럼 빨아들이는 빨대가 튀어나오는건 상당히 신기하고 재밌다. 복잡한 메커니즘인 만큼 수리도 까다롭지만 재미를 위해서 그정도 수고로움은 감수할만하다. 위와 같은 모델은 터치다운 메커니즘을 사용하는게 아니라 아예 배럴을 열고 고무색을 눌러서 직접 잉크를 충전해도 된다.
만년필의 잉크주입 방식은 직접 사용해본 것만도 20가지가 넘는다. 하나하나 개성넘치고 색다른 재미를 느꼈는데 필감의 다양성 뿐만 아니라 필링 메커니즘에 변화를 주면서 만년필을 경험하는 재미도 함께 챙겨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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