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들어온 수리는 카페 회원님의 몽블랑 149 80년대 모델입니다.
잉크 흐름이 박하여 몽블랑 공식 센터에 보냈더니 현행 플라스틱 피드, 현행 하우징으로 교체해버렸네요. 견적서를 보니 참담한 상황이네요. 몇가지 이슈가 있었는데 사진으로 보면서 하나씩 짚어보죠.
아름다운 14k 투톤닙 80년대 몽블랑 149의 자태입니다. 하지만 피드를 보는 순간 경악을 금치 못할 상황이 벌어집니다.
스플릿 에보나이트 피드(샤크 피드)를 현행 플라스틱 피드로 교체해버렸습니다. 80년대 파츠에 맞는 하우징은 따로 제작해서 파츠 재고가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피드는 굳이 현행으로 박아버리네요. 단순히 이렇게만 교체했으면 큰 문제는 없었을 겁니다.
다행히 수리 의뢰인분께서 기존 파츠를 함께 보내달라고 하셔서 복원이 가능했네요. 원래는 구형 파츠 전부 폐기해버립니다. 혹여 빈티지 모델을 수리 맡기신다면 기존 파츠는 꼭 돌려보내달라고 하세요. 안그러면 제치에 맞게 복원 불가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확인됩니다. 닙 섹션을 분해하려고 전용 툴을 끼워넣고 돌리는데 도무지 분해가 되질 않더군요. 수리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펜이라 그립 섹션에 잉크가 고착될리는 만무합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초음파 세척기로도 녹여내보고 여러가지 방법을 써봤는데 꼼짝도 안하네요.
원인은 간단했습니다. 하우징 결합시 잉크 누수를 막기 위해 접속부에 방수 씰링을 하는데 이번 개체는 방수 실리콘이 아닌 그냥 생 실리콘을 발라놨더군요. 즉 씰링이 아닌 접착을 해놓은 것입니다. 위의 실리콘은 방수용이 아닌 접착용 실리콘입니다;; 하마터면 분해하다가 펜 박살날 뻔 했습니다.
겨우겨우 안전하게 분해한 피드와 collar 파츠입니다. 현행 피드에 맞게 가공하기 위해 닙도 커팅해버렸네요. 원래 80년대 닙 테일에 커팅되지 않습니다. 현행 피드 아구에 맞게 가공하려고 잘라낸겁니다. 14k 금이 줄어들었네요.
이제 제치에 맞는 오리지날 파츠로 교체할겁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현행 피드에 맞게 가공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80년대 닙은 커팅 되지 않습니다.
오리지날 파츠를 결합하고 실링은 독일 현지에서 사용하는 방수 실리콘을 사용하여 작업합니다.
천천히 결합하면 방수실리콘이 전체적으로 도포되어 잉크 누수를 확실히 잡아줍니다. 결합시 실리콘 그리스 쓰지 마세요. 제대로 실링하지 않고 결합하면 틈 사이로 잉크가 축적되어 나중에 분해가 불가합니다. 초음파 세척기로 충분히 녹여내고도 해당 파츠 안돌아가면 수리는 해드리지 않습니다. 분해하다가 파손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완전히 결합하면 방수 실리콘이 튀어나옵니다. 바로 제거하지 마시고 굳을 때 까지 기다리세요.
아래 사진은 오리지날 파츠가 장착된 80년대 제치의 몽블랑 149 모델입니다. 감상하시죠.
이렇게 오리지날 파츠가 장착된 상태여야 완벽하게 그 당시의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피드를 교체하지 않고도 충분히 흐름 조정이 가능했던 개체입니다. 닙 조정을 통해 슬릿 간격을 살짝 넓혀주어 잉크 흐름도 잡았습니다.
간만에 속이 시원해지는 수리었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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