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 심플로 마스터피스 25 닙 포스팅 모습
훤칠하고 도톰한 녀석입니다.
은은한 붉은색감이 고급지네요. 붉은색이 이렇게 고급진 느낌을 주는건 재질이 하드러버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닙은 원톤에 중형닙 사이즈에요. 4810, 원+별+M, 작은 몽블랑 로고로 총 3가지 각인이 새겨집니다.
그립부와 배럴은 가열하여 분해하며 실링은 따로 필요 없습니다. 실링 작업은 내부 피드 스레드와 고무 색 결합시 셸락만 발라주면 됩니다. 레버필러, 버튼필러 고무 색 교체 방법도 포스팅 한번 해드려야겠네요.
필감은 그냥 집에있는 연필 중 HB심으로 쓰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각거리긴 하지만 스크래치한 느낌이 아니라 연필스러운 느낌이지요. EF닙일 경우 마감 퀄리티가 떨어지는 개체는 스크래치한 필감일 수 있으니 50년대 이전 빈티지 모델은 F닙부터 써보시길 권해드려요.
닙 폴리싱 의뢰가 상당히 많이 들어오는데 전부 거절하고 있습니다. 원래 초기 불량인 경우는 지인에 한해서 작업하고 있으나 대부분 들어오는 수리가 F->EF, M->F로 얇게 가공해달라는 의뢰네요. 누차 말씀드리지만 고장이 아닌 펜은 손대지 않는게 가장 현명합니다.
암튼 다시 25로 돌아와서, DF 경성처럼 아주 단단한 펜촉이랑은 다른 느낌의 경성입니다. DF닙을 써보셔야 그 경성의 차이를 알텐데 DF닙은 완벽하게 돌같습니다. 반면 듀오폴드와 같은 빈티지 경성은 그 무른 연필심의 미세한 부드러움이 느껴질 정도의 탄성감을 갖습니다. 쓰는 재미도 챙기고 일정한 획 두께까지 가져가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쫀득하고 낭창거리는 손맛은 연성감이 우위라고 생각합니다. 취향 차이의 문제라 스스로 판단해보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경성감으로 인해 사각거림이 더 극대화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139의 사각거림은 스극스극이라면 25의 사각거림은 싸각싸각 표현이 어울릴 것 같네요.
그나저나 그립이 현행 펜 중에서도 빈티지 몽같이 생긴 만년필을 한번 쥐어보시기 바랍니다. 저 잘록한 그립감이 상당히 좋은데 현행도 같은 형태라면 좋은 그립감을 선사해주리라 생각듭니다.